본격적인 가을시즌이 다가오고 있지만 회원권시장분위기는 소강상태를 보이며 매도매수간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금액대에 피로도를 느낀 매수자들은 대내외적인 경기상황을 이유로 추가 하락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수기 예약률이 떨어지는 일부클럽을 제외하고는 매도물량이 제한적이어서 저조한 거래량속 호가차이만 벌어지는 상황이다.
코로나 기간동안 가파른 시세 상승, 지나친 그린피 인상, 부킹 스트레스로 인해 골퍼들이 국내 골프 회원권에 등을 돌리면서 최근 국내 골프장 내장객이 약 10% 이상 빠진 가운데 해외로 나가는 골퍼들이 크게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일본 골프장의 경우 한국 골퍼로 인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국내 골프장의 높은 이용 비용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아니라 일본 골프장이 직접 국내 총판을 통해 골프상품을 팔고 있는가 하면, 그동안 국내 골프장을 매입해오던 기업과 펀드 업체들이 일본 골프장을 매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 골퍼를 유입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태국과 베트남, 필리핀, 라오스 등의 골프장에서도 대부분 한국 골퍼들 일색이라는 것이 여행업계의 설명이다. 주요 메이저 여행사들이 출시하는 다양한 해외 골프여행 상품이 골프 투어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으로 바뀌고 있어 상당한 외화유출도 동반하고 있다는 것이 여행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어느 한 골프칼럼리스트는 “전형적인 소탐대실이다. 아직도 코로나19 향수에 젖어 그린피, 캐디피, 카트비용, 식음료를 내리지 않고 오히려 올리고 있는 것은 공멸하자는 것이다. 물론 공급과 수요의 원칙에 의해 다시 제자리를 잡을 것이지만, 아마도 골프만큼 소비자에 대해 직시하지 못하는 업종은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물론 이같이 높은 그린피와 각종 이용료의 원흉은 세금과 각종 규제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골프장 역시 소비자를 위한 자정 노력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해외로 빠져 나가는 골퍼가 늘어날수록 외화 반출은 더욱 심화 될 것이고 국내 골프장 역시 IMF와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와 같은 위기를 다시 맞을 수도 있다. 따라서 지나치게 비싸진 각종 요금 인하와 혜택 제공 등을 통해 등 돌린 국내 골퍼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는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9월 4일 사단법인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발표한 ‘2023 상반기 운영실적 현황’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전년 대비 6.7%가 줄어들었다. 이 조사는 전국 골프장의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운영실적과 올해 실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며, 7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2주간 전국에서 운영 중인 18홀 이상 정규 골프장을 대상으로 했다. 총 127개 사가 조사에 응했으며, 유효자료를 제출한 100개 사를 표본으로 통계를 냈다.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지난해 상반기 552만 1천 839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514만 9천 197명으로 줄었다. 비율로 따지면 6.7%가 감소했다. 매출액과 입장 수입 역시 5.2%와 5.8%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5%, 23.9%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먼저 제주 지역의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14.8% 줄어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했고, 충청 지역은 내장객 수와 매출액, 입장 수입, 영업이익 등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경기와 호남 지역은 내장객 수와 매출액은 많이 줄지 않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운영 방식으로 따지면 회원제, 대중제, 혼용 운영까지 세 방식 모두 내장객 수가 각각 6.9%, 6.1%, 7.8%로 감소했다. 즉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세 방식 차이에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회원제는 32.9%, 대중제 19.5%가 감소하며, 운영 방식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이를 종합해보면 전국 각지의 골프장 이용객, 매출액, 입장 수입, 이익 등이 모두 줄어들었고, 지역별, 운영 방식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특히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골프장 내장객과 영업이익 및 매출액 감소와 같은 국내 골프장 업계의 하락세가 ‘골프 전체의 하락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도 지적하였듯, 국내 골프장 내장객과 매출이 줄 때, 해외골프 매출은 폭증했다. 여행사 노랑풍선의 올해 상반기 해외 골프투어 상품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0% 증가했고, 교원투어의 여행이지는 상반기 해외 골프패키지 송출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0% 폭증했다. 이는 골프라는 스포츠가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 호황 동안 줄기차게 제기된 국내 골프장의 각종 문제가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으면서 국내 골프장이 점점 외면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코로나 호황의 끝, 해외여행 자유화, 그리고 불경기도 국내 골프장 업계 하락세의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도 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언급되고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못한 각종 문제(지나치게 오르는 이용료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서비스 품질 등)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고객들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결국 코로나 봉쇄가 끝나는 순간 국내골프장은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비관론이 우려에 그치지 않고 현실이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코로나 호황 시기만큼의 성장세는 기록하지 못해도, 뚜렷한 하락세가 관측된 건 아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골프장 업계의 하락세가 조심스레 관측되면서 업계 침체, 나아가 위기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예견된 위기를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10/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해 9월말 추석명절 연휴가 길어지면서 당분간 회원권시세는 상승 또는 하락의 큰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본격적인 가을시즌인 만큼 10월말까지는 실수요자들의 관심도는 줄어들지 않을것으로 예상되어진다. 매년 그래왔듯이 명절전 자금확보를 위한 개인 및 법인들의 급매물을 찾는 문의가 증가하는 상황을 볼때 여전히 대기수요층은 탄탄하다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것이라 할수 있다.
-마스터회원권 골프사업부 차장 박승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