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23년도 상반기가 지나고 있는 시점이다. 작년 하반기에 있었던 모든 자산 시장의 하락은 올 상반기를 지나면서 회복을 넘어 그 이상의 상승을 보여줬다. 회원권 시장도 다르지 않았다. 현재도 그 흐름은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추가 하락을 바라면서 매수 타이밍을 보던 매수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회원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외부 요인들을 들면서 다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오늘은 그 외부 요인들의 흐름을 하나씩 살펴보려고 한다.

 

금리

회원권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금의 흐름이며, 그 자금의 흐름을 결정 짓는 것은 금리라고 말한 적이 있다. 2023626일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50%이며 미국의 기준금리는 5.00%~5.2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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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한미 기준금리 추이>



미 연준은 1314(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00~5.25%로 동결했다.

그러나 연준이 점 도표(dot plot.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를 통해 연내 0.50%p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으로 7, 9, 11, 12월 회의에서 최소 두 번의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이나 한 번의 빅 스텝(0.50%p 인상)이 뒤따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경우 올해 연말 한미 금리차는 2%p를 넘어 최대 2.25%p까지 벌어질 수도 있다. 그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사상 유례없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한은은 당장 7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부터 경기·금융 불안에 초점을 맞춰 금리를 계속 동결할지, 내외 금리차에 따른 환율 등 위험을 고려해 추가 인상에 나설 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여러 차례 "한미 금리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강조해왔지만 커지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을 무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 원/달러 환율이 금리 격차 등의 영향으로 뛸 경우,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

원화가 절하(가치 하락)될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은 높아지는 만큼, 힘겹게 정점을 지난 물가에 다시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이미 지난 5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이창용 한은 총재는 "6명의 금통위원이 이번 금리 인상기 최종 금리로 3.75%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호주도 홀드(동결)하겠다고 해서 안 올릴 줄 알았는데 지난달 (금리를) 올렸다. 한국이 절대로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까지 말하며 추가 인상 불씨를 살려 뒀다.

 

 

부동산 시장

전세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곳곳에서 임대인이 임차인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역전세난이란 전세에 대한 수요보다 공급이 많거나 기타의 이유로 인해서 전셋값이 떨어져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못 돌려줄 수 있는 상황을 말한다.

올해 주식 등 보유자산을 전부 다 팔고 대출을 받아도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못 돌려주는 집주인이 전체 임대 가구의 7.6% 가구에 달할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이는 약 9만 가구 수준이다. 정부가 최근 '전세의 50%, 100조 원 상당'이 역전세 위험에 노출됐다고 밝히는 등 역전세 우려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의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125.9%(517천 호)에서 452.4%(1026천 호)로 크게 증가했다. 48.3% 수준인 서울에 비해 경기인천(56.5%), 비수도권 (50.9%) 등이 '역전세'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측은 전월세 신고제가 여전히 계도 중인 상황 속에 신고된 거래만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위험가구 규모는 추정치보다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중개 플랫폼 '직방'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 전세거래총액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계약이 만료되는 2021년 하반기 주택전세거래 총액 149800억 원, 내년 상반기 계약 만료되는 2022년 상반기 거래총액은 153900억 원 등 300조 원을 넘어선다. 2011년 실거래가 공개 이후 최고치다.

실제로 임대인과 협의 실패나 임대인의 잠적 등으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법원을 찾는 세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3670건으로, 전월(3045)보다 20.2%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765)보다 379% 늘어난 수치로 2010년 조사 이래 역대 최대치다. 임차권등기는 전·월세 계약 만료 시점에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세입자가 권리(대항력과 우선변제권)를 유지하기 위해 법원이 신청하는 것이다.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이 급증한 건 역전세 이슈가 터져 나온 시기와 일치한다. 지난해 7900건대였던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81043, 91125, 101212, 111641, 121879건 등 연말부터 급증세를 보였다. 1(2081)에는 2000건을 넘어섰고, 3(3414)에는 3000건을 뛰어넘을 정도로 단기간 빠르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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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미국 사무실 공실률 추이>



위와 같이 국내의 위기가 주택시장에서 시작된다고 한다면, 해외는 주요 도시 오피스 빌딩들이 뇌관이다. 3년 넘게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확산된 재택근무, 기업들의 구조조정 영향으로 상업용 빌딩 공실률이 높아지고, 자산 가치는 급락하고 있다. 이런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대출해준 금융회사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경우 세계 금융 시스템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3월 말 세계 17대 도시 가운데 뉴욕 홍콩 상하이 런던 등 10곳의 평균 공실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을 넘어섰다. 미국 뉴욕에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26개 분량의 사무실이 비어 있고, 홍콩의 랜드마크인 청콩센터도 4분의 1이 공실이다. 미국에선 이런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80%가 파산한 SVB, 시그니처은행 같은 중소형 지방은행에서 이뤄졌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 등이 최근 상업용 부동산발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한 이유다.

문제는 이번 위기를 다른 나라 일로 치부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 금융회사들이 해외 부동산에 펀드 형태로 투자한 규모가 74조 원이다. 그중 70%, 50조 원 넘는 돈이 상업용 부동산에 묶여 있다. 국민연금도 40조 원 정도를 해외 부동산에 투자해둔 상태다. 최근 한국 금융회사가 투자했거나 보유한 해외 부동산 가치가 떨어져 자금 회수에 차질을 빚거나 대규모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 금융권은 아파트 건설 등에 주로 투자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라는 국내 위협 요인까지 안고 있다. 작년 9월 말 기준 PF 대출 규모는 163조 원이다. 금리와 건축비가 동시에 급등하고, 부동산 시장까지 침체돼 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대출해준 저축은행, 증권사들의 연체율은 빠르게 치솟고 있다.

 

 

신용

최근 금융권 전반의 건전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국내 은행의 분기 말 연체율이 2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월에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원금·이자 상환유예가 종료될 예정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국내은행 건전성 위협요인·향후 대응 방안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은행 분기별 연체율은 지난해 6월 말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올해 3월말에는 0.33%를 기록했다. 이는 20206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저축은행 연체율도 지난 3월 말 기준 5.1%20176월 말 이후 5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카드사 연체율도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금융권 건전성 악화는 경기 침체와 더불어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가계와 기업 등 차입자들의 이자 부담이 많이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더해, 올해 들어 떨어지고 있던 카드론 금리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다시 14%대에 진입하면서 서민들의 급전창구의 문턱이 높아진 것이다. 저축은행 등 다른 업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중저신용자들의 유입도 카드론 금리 상승의 단초가 됐다. 여기에 카드론 연체율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카드사들도 건전성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 등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 5월 말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14.12%로 집계됐다. 카드론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15%대를 찍었다. 올 들어서는 감소세로 전환해 지난 413.88%까지 떨어졌지만, 5개월 만에 다시 상승 전환한 것이다. 카드론 잔액은 최근 급격하게 늘어났다. 지난 5월 말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49743억원으로 4월 말 345108억원보다 4635억원 늘어났다. 3월 말 341130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9000억원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카드론 잔액 증가는 수익성이 증대로 이어져 카드사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고 비친다. 그러나 카드론 잔액 증가와 함께 연체율도 증가해 카드사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7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1분기 카드론 평균 연체율은 2.13%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1.54%와 비교하면 0.59%p나 상승한 수치다. 연체액도 같은 기간 5400억원에서 76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골프

코로나19 펜더믹 상황에서 최고 호황을 누렸던 국내 골프장이 전년 대비 전국 제주도 24.7%, 호남, 영남, 충청 등도 20% 정도 내장객이 줄어들어 울상이다. 그러나 전국 골프장들의 그린피는 꿈쩍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식음료 및 카트, 캐디피는 오르고 있어 국내 골퍼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제주도의 평균그린피는 16만원대, 주말은 22만원 대로 수도권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제주도 23일 골프 총비용이 약 150만원을 상회하자 차라리 이럴 바엔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로 다녀오는 것이 낫다며 해외 골프투어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7~8월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일본 홋카이도의 주요 리조트 예약이 꽉 찼는데 한국인 골퍼 비중이 50%에 달한다고 한다. 홋카이도에 예약을 못한 한국인들이 후쿠오카로 넘어가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국내 골프 관광의 메카라고 했던 제주는 올해 1분기 골프장 내장객이 46만명에 그쳐 전년 1분기보다 15만명이나 감소했다. 작년 10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다. 한국은 골프 인구가 2009293만명에서 2021564만명으로 급증했으나 골프 대중화는 요원하다. 일본은 골퍼 1인당 연간 골프장 이용 횟수가 17.2회로 한국(8.8)2배 수준이다. 그만큼 골프가 일상화돼 있다. 반면 한국은 높은 그린피 탓에 골프장 이용이 특별한 행사가 돼 있다. 캐디피와 카트비까지 포함하면 한일 간 격차는 더 커진다.

 

 

회원권의 연회비와 만기

회원권 가격이 10억원이 넘는 초고가 회원제 골프장들이 작년부터 회원들에게 경영난의 이유 등을 들면서 1,000만원 이상의 연회비 징수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있다. 휘슬링락은 지난해 회원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회칙을 변경한 다음 2,500만원의 연회비를 받기 시작했다.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은 2,000만원의 연회비를 받기로 하면서 적자의 50%는 광고 수익 등을 통해 보전하고, 나머지 50%는 회원들이 부담했으면 좋겠다. 명문 구장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회원들에게 보냈다. 이 골프장은 지난해 포스코그룹이 무려 3000억원을 넘게 주고 매입했으나 적자를 메울 방법이 마땅치 않자 결국 회원들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트밸리는 정관의 회비 변경 조항을 근거로 작년 하반기부터 연회비 1,100만원을 받고 있다. 이스트밸리 회원들은 한때 26억원까지 올랐던 회원권 시세가 연회비 도입 이후 16억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9억원대로 회복되는 등 급격한 변동성을 타면서 속앓이를 했다. 이러한 흐름은 회원권 가격이 10억원 미만의 회원제 골프장으로 퍼지고 있다. 포천아도니스도 올해 상반기부터 연회비 징수를 안내하고 있다. 리조트와 연계하여 골프장을 이용하는 회원권들도 연회비를 징수하고 있다.

연회비 이슈와 더불어 만기 이슈가 있는 골프장들은 그 사정이 제 각각이라 리스만 말하겠다. 신안그룹골프장(그린힐, 리베라, 신안, 웰리힐리, 에버리스), 티클라우드, 크리스탈밸리, 서서울, 포천아도니스, 에이치원, 은화삼, 골드, 아시아나, 스카이밸리.

하반기의 회원권 시장이 어떠한 흐름과 방향으로 갈 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위에 말한 외부 요인들의 흐름을 감안하여 판단한다면 매도 측이든 매수 측이든 나쁜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스터회원권 골프사업부 차장 이상욱-